🖋 찰수의 편지
안녕, 찰수야.
9월이면 꼭 주변 남성들에게 “가을은 성욕이 깨어나는 계절”이라는 말을 듣지.
근데 솔직히 올해는 아직, 내 몸엔 여름의 습도만 남은 것 같아. 💦
나의 성욕은 아직 자고 있음. 💤
아주 오래전,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사귀었던 여자친구와의 기억을 떠올려 봤어.
정확히는 재수학원 다니던 시절이지. 인생에서 가장 절박하고, 동시에 어설펐던 시간.
한창 입시 스트레스로 머리가 뜨거웠던 때라서 그런지, 사소한 손길에도 온몸이 반응하던 시절이었지.
근데.. 그 친구는 내내 성욕이라는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 🥲
손 한번 잡는 것도, 입맞춤도 늘 조심스러웠고, 막상 둘만의 밤이 찾아와도 왠지 애인의 몸은 내 마음만큼 쉽게 준비되지 않았더랬지.
책에서 본 대로 오랜 시간 애무도 해보고, 괜찮은 척 농담도 건넸지만— 삽입이 쉽지 않았던 날들의 연속.
그런 경험이 내 안에 ‘섹스란 건 끊임없이 조율하는 일’이라는 걸 조금은 일찍 알게 해줬던 것 같아.
느리고 서툰 순간들이 소중하게 기억나는…
이상, 계절과 욕망 사이에서 잠시 쉬어가는 찰수였습니다. 😊